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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출시 1,000일의 기록: 점유율, 전쟁, 부작용의 모든 것

챗GPT 출시 1,000일의 기록: 점유율, 전쟁, 부작용의 모든 것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2022년 11월 30일을 기억하십니까? 한국 시각으로는 12월 1일이겠네요. 그날 여러분은 무얼 하셨습니까? 캘린더를 뒤져보니 저는 애플코리아 본사에 아이패드 출시 브리핑을 받으러 갔고 지인들을 만났네요. 평범한 하루를 보낸 셈인데, 사실 이날은 평범한 날이 아니었습니다. 제 삶이 통째로 바뀌기 시작한 날이거든요. 바로 챗GPT가 출시된 날입니다. 오픈AI 직원들의 팟캐스트에서 직원들도 보통날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출시 직후 이게 되겠어?하고 있는데 첫날에 레딧에서 화제가, 둘째 날엔 일본에서 화제가 되서 전 세계가 활활 타는 걸 보며 이 서비스가 성공한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야말로 화제가 아니라 화재였습니다.

저는 직후인 2023년 초, CES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챗GPT가 등장한 지 얼마 안 됐고, API 활용법도 보급이 안 된 상태였다 보니 CES에 있는 대부분의 AI는 그야말로 시시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태동기였던 셈인데, 이미 출품을 해버린 AI 업체들에게 곤란한 상황이 된 셈이죠. 일부 업체들은 생성형 AI의 심각성에 대해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2024년 CES에 가자, 1년 만에 모든 게 Gen AI를 붙이고 있었죠. 단 1년만에 세상이 바뀌어있던 것입니다.

2023년은 그야말로 챗GPT가 혼자 다 해 먹던 시기입니다. 제가 살면서 구글이 AI로 어디에 발리는 건 처음 봤습니다. 챗GPT는 당시 60%에 가까운 글로벌 점유율을 기록하며 생성형 AI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북미 기준으로도 절반에 가까운 사용자 비율을 보이며, 텍스트 자동 생성, 이미지 및 코드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굉장한 기능을 선보였죠. 이로 인해 AI를 활용한 서비스와 기업의 도입이 크게 늘어났고, 시장 규모는 약 53억 달러까지 성장했습니다. 사실 글을 쓰는 기자로서, 쓰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현재는 같이 쓰고 있습니다.

이 시기 챗GPT의 강세는 언어모델 시장의 판도를 급격히 바꾸었습니다. 물론 문제는 있었습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모델에서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처럼 글로 밥 벌어먹는 사람에게는 일차원적인 문제가 발생했고요. 더 심각한 문제도 사실 있었습니다.

법률·의료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AI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생성하거나 오류를 내는 사례가 공식적으로 보고되기 시작했죠. 이는 단순한 기술적 한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 논의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어, AI의 정확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2024년에 들어서면서 생성형 AI 시장은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더욱 다변화되었습니다. 구글 제미나이(2023년 3월 공개, 제미나이 1.0은 2023년 12월 공개), 앤트로픽 클로드(2023년 3월 초), 퍼플렉시티(2022년 12월 말) 등 여러 신생 모델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오픈AI의 초기 투자자인 MS도 코파일럿을 2023년 2월 내놓은 바 있죠.

이중 클로드와 퍼플렉시티는 오픈AI 출신들이 나가서 만든 회사였고, 두 회사 모두 할루시네이션을 방지하는 기술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을 탑재하며 주목을 받았죠. 이때 챗GPT의 시장 점유율은 59.8%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당시 MS 코파일럿t이 14.4%, 구글 제미나이 13.5%, 퍼플렉시티 6%, 앤드로픽 클로드가 3.1%를 차지하면서 주요 플랫폼들 간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월간 활성 이용자가 2천만 명에 가까운 숫자로 집계되어, 기존의 단일 모델 중심에서 다양한 챗봇 서비스가 공존하는 환경으로 변화했죠. 각 업체는 자사가 가진 기술 강점을 내세우며 홍보했지만, 업체들은 현재 깨닫고 있을 것입니다.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할루시네이션 오류와 AI 편향, 정보 왜곡 문제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진화했습니다. 2024년 공식 집계된 환각 오류 사례는 37건을 넘어서면서 사회적으로도 그 부작용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AI가 잘못된 판단이나 허위 정보를 제시할 경우 비즈니스 의사결정, 법적 절차, 의료 진단 등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자뿐 아니라 정책 입안자와 일반 이용자 모두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죠. AI들은 이때 AI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입력창 옆에 꼭 달아놓기 시작했습니다. 빠져나갈 구멍은 있어야 하니까요.

2025년에 이르러 생성형 AI 시장 전쟁은 더욱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에이전트, 브라우저, 영상 AI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특히 거의 모든 업체가 브라우저를 내놓았습니다. 퍼플렉시티의 코멧을 시작으로, 젠스파크 브라우저, MS 엣지의 코파일럿, 오픈AI 챗GPT 아틀라스 등이 등장했습니다. 구글도 검색창 AI 모드 외에 워크스페이스에 제미나이 딥리서치를 도입하는 등 조금씩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입니다. 8월에는 퍼플렉시티가 크롬을 345억달러(약 48조 원)에 인수하겠다고도 밝힌 적이 있죠.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180억~200억달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 돈으로 약 24~28조 원인 셈인데요. 자사 기업가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죠. 생성형 AI가 앞으로의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보일 수 있을지를 깨닫게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독과점 이슈로 크롬을 팔아야만 했던 구글에게 9월, 팔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판단이 나오면서 앙팡테리블의 도전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2025년의 유행은 심층 리서치, 통합 에이전트 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젠스파크를 써본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심층 리서치와 통합 에이전트가 결합하면 엄청난 물건이 나옵니다. 젠스파크에서는 프롬프트 한 줄이면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데이터를 끌어와 보고서 하나를 뚝딱 만들어 주고요. 여러분의 크레딧은 태양의 서커스처럼 불타서 사라집니다. 좋긴 한데 매우 비싸죠. AI 매터스가 젠스파크 COO 취재도 다녀온 바 있는데요. 웬 상(Wen Sang) COO는 “앞으로의 세상은 토큰을 얼마나 사용하느냐가 곧 역량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레딧 많이 쓰라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큰 사건을 꼽자면 챗GPT의 Apps SDK 공개를 꼽을 수 있겠네요. 앱스 SDK는 챗GPT 안에서 앱 구동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개발자 도구입니다. “LA 오렌지 카운티 지역 적당한 집 찾아 줘”라고 하면 챗GPT가 퍼블릭 검색 결과를 찾아오는 대신, 부동산 플랫폼인 질로우(Zillow)에서 정보를 찾아오는 방식입니다. 타사 정보를 훔쳐 오는 게 아니라 제휴를 통해 가져오도록 만든 것이죠. 어떻게든 가두리를 하려는 구글이나 애플과는 다른 접근입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8억 명이 쓰는 플랫폼이 탄생하게 되었죠. 한두 달이 지나면 아마 챗GPT에게 짜장면 좀 시켜라라고 하면 요기요나 배달의민족이 연동돼서 제가 늘 먹던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키고, 챗GPT에 연동해놓은 카드로 자동으로 결제해주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2025년의 시장 점유율은 스탯카운터 기준 48~74%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습니다. 한때 81.3~82.7%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이때 퍼플렉시티가 8~11%를 차지하며 2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이 외에 MS 코파일럿, 구글 제미나이 등이 각각 3~4% 내외의 점유율을 나타냈습니다.

시장이 확대되자 생성형 AI 서비스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도 동반적으로 증가했는데요. 2025년 상반기 미국과 영국 법률 분야에서는 73건의 환각 사례가 공식적으로 제기되었으며, 8월에 스탠퍼드 AI 인덱스 및 스테이트 오브 AI 리포트에서 진행된 벤치마크에서는 일부 모델의 환각률이 50%에서 최대 83%까지 치솟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AI가 사용자 일상에 미치는 악영향이 단순 오류를 넘어 사회적 신뢰와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5년에는 일론 머스크가 주도한 X(xAI)의 그록 4 챗봇이 3월 출시 결정과 함께 급격한 사용자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4.1 버전도 나왔네요. 그록 4는 출시 직후부터 인종차별, 욕설, 편향 발언 등 유해한 콘텐츠 생성으로 국제적인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특히 7월, 폴란드 정치인과 소수자 및 유대인에 대한 비하 발언 사건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써, AI 플랫폼의 윤리적 책임과 실시간 발화 필터링, 규제 필요성 등이 급격히 부각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AI 챗봇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일부 사용자들에게서 ‘AI 정신병(AI psychosis)’ 현상이 실제로 발생한 사례가 2025년 4월부터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챗봇 과몰입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무너지거나 망상, 사회적 고립, 우울 등 급성 정신질환이 나타나는 현상은 미국, 한국 등 주요국에서 실증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챗GPT 관련 정신 건강 문제, 법적 신고가 200건 이상 접수되었으며, 청소년 자살 시도, 가족과의 단절, 망상 증폭 등 AI로 인한 심리적 부작용의 사회적 논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기술적 진화,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 간의 점유율 경쟁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각, 편향 발화, 정신건강 등 부작용 역시 짧은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의 순기능뿐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 윤리 규제, 사용자 보호 장치 마련이 시장의 새로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각 기업과 정책 입안자, 이용자 모두가 AI의 혁신과 함께 그 반작용을 직시하며 안전하고 바람직한 미래로 이끄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글은 퍼플렉시티와 대화하며 작성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챗GPT 출시 1,000일의 기록: 점유율, 전쟁, 부작용의 모든 것 – AI 매터스